매일 먹어도 구수한
숭늉처럼 살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하리라
가장 많이 마시는 차
커피처럼 살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하리라
세월의 흐름 속에
나이를 먹고
비바람 불어 꽃잎 떨어져도
낙엽 우수수 떨어져도
70대에도, 80대에도
문학소녀처럼
맘속에 낭만이 흐른다면
참으로 행복하리라
다리 떨릴 때 떠나지 말고
가슴 떨릴 때 떠나라는 여행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아름답게 시드는 꽃은 없어도
아름답게 늙는 노인은 있다는
그 말이 압박으로 다가온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