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이 뜨겁다. 공산품, 태권도, 드라마, 케이팝(K-POP)에 이어 강남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처럼 신장되는 국력과 높아지는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세계의 시선이 대한민국을 향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강남을 세계적 명소로 각인시켰고, 삼성의 핸드폰은 대한민국의 기술력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KOREA라는 브랜드가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의 평균수명 백세시대가 올 것이라고 야단법석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인류의 오래된 꿈이다. 그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회갑을 넘기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이 50만 넘어도 수염을 기르고 근엄한 걸음걸이로 동네를 거닐며 어른 행세, 아니 노인 행세를 하고 다니는 모습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떤가. 나이 70세에 경로당에 가면 젊은 사람이 왔다며 심부름을 도맡아 시키기가 일쑤라고 한다. 이토록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며 재앙이다.
수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의식주가 걱정 없도록 필요한 것을 축적하기 위해 젊었을 때 부지런히 일하여 노후대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 나이가 들어 기운이 쇠잔해져 노동력을 상실한 채 설상가상으로 중병까지 든 몸에 돈까지 떨어진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깜짝 놀랄만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현재 52세의 대기업 중견 간부로 일하고 있는 그 남자는 1억 원이 훨씬 넘는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다. 게다가 강남에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 한 채만 해도 시가 14억 원을 훨씬 웃돌며 상가 몇 개도 지분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얼핏 듣기에는 이 얼마나 부러운 일이며 대단한 재산이란 말인가. 과연 이 나라에서 요즈음 이만큼 돈을 벌고 이만큼 재산을 축적한 사람이 얼마나 있단 말인가. 숫자로야 많겠지만 비율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앞으로 3년 뒤, 그러니까 55세에 직장을 은퇴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문 기사에는 경제 전문가 몇 사람이 이 사람의 노후를 꼼꼼히 진단해 보았다. 그 결과 결론적으로 이 사람의 노후대책은 놀랍게도 낙제점이라는 것이었다. 은퇴 후 일을 하지 않고 이 재산을 모두 처분해 가면서 살아간다면 이 사람은 87세가 되면 빈털터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노후를 조금이라도 넉넉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매월 현금을 받아 생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이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얼시구 절시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화란춘성 만화방창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차차차
젊어서 놀지 않고 죽도록 일만하다 늙으면 힘이 없어 놀고 싶어도 놀 수 없어 후회를 하게 되니 젊어서 후회 없이 놀아야 한다는 것이 이 노랫말의 요지인 듯싶다.
지금도 노랫가락 차차차라는 이 노래가 나오면 그 말이 옳다고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 어떤 사람은 젊어서 열심히 일을 하여 재물을 많이 모은 후에 놀아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따져 봐도 전자나 후자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인 것 같다.
지금은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의 말이 그름을 따지며 우유부단하게 있을 때가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이며 중요한 과제인 것은 모든 지혜와 슬기를 다해 평균수명 백세시대에 걸맞은 노후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